2011년 3월 25일 금요일

포르투갈 여행 8 리스본, 먹거리와 놀거리 (Lisbon, Portugal)

포르투갈 여행 이야기도 거의 다 풀어 낸 듯 하다.
마지막으로 리스본의 먹거리와 놀거리들 이야기.

어딜가나 마찬가지이지만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식당은
대충 들어가도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밖에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로 메뉴 걸어 놓은 식당들은 피하는게 상책.
크리스마스 때 문 연 식당이 없어서 할 수 없이 관광객 대상 식당에 갔었는데,
굴벵키앙 미술관 카페테리아 점심과 더불어 포르투갈 최악의 식사로 기억된다.

가장 추천하고 싶은 식당은 도미집.
정식 이름은 모르겠고 그냥 우리끼리 도미집이라고 계속 불렀다.
리스본의 한인 민박 벨라 리스보아에서 추천해 준 식당인데, 가격 대비 최고였음.
도미 비슷한 생선 한마리를 통으로 구워서 나오는데, 10유로도 안했던 걸로 기억.
허름한 로컬 식당에 디스플레이는 전혀 신경을 안 쓰는 전형적인 포르투갈 서민 식당인데,
맛은 흠잡을 데가 없다.

근데 멀지는 않은데 찾아가는 길이 어렵다.
호시오역 근처에서 알파마 지구 쪽으로 조금 올라가서 였는데,
벨라 리스보아 들리는 분들은 사장님 설명을 참고해서 가 보시길.
사장님이 추천해 준 다른 식당들도 괜찮더라.




제일 마음에 들었던 식당은 Resto do Chapito.
리스본에 먼저 다녀왔던 친구가 강추해주었고
Lonely Planet에서는 Top 10 Appetising Views로 소개되어 있다.
Trip Advisor에서의 평가도 매우 높다.



지도를 보면 시내의 큰 길에서 별로 안 먼데, 알파마 지구답게 엄청 가파른 오르막 위에 있어
역시 찾아가기는 쉽지 않다. --;
Chapito라는 공연장에 옆에 붙어 있는 식당이니 Chapito를 찾아 가는게 쉽다.
길 물어볼 때도 Chapito라고 해야 알아 들음.

바람 불고 비오는 저녁에 우산도 다 망가지고 고생해가며 찾아갔는데
멋진 경치와 맛있는 음식은 고생이 아깝지 않더라.
음료를 마실 때는 1층만 이용할 수 있는데, 밖은 거의 안 보이고
전망을 즐기려면 식사를 해야 하는 2층에서만 가능하다.
메뉴는 양고기 스테이크 강추.
호스텔에서 만나 같이 일행이 된 분들까지 해서 총 네명이서 갔는데,
모두 양고기 스테이크가 최고라는데 의견 일치.
친구의 추천 메뉴도 양고기 스테이크 였음.
식당 문 열 때까지 1층 바에서 맥주도 마시고 식사하며 와인도 마시고 했더니
가격은 일인당 25유로 정도 나왔던 듯 하다.
꽤 가격이 나오긴 하지만, 값어치는 충분히 한다.
우리는 운이 좋아 창가 쪽 자리에 앉을 수 있었는데,
전망 좋은 곳을 잡을려면 예약은 필수인 듯.
포르투갈어 때문에 고민하지 말고 호스텔이나 민박집에 부탁하자.

홈페이지 주소
http://www.chapito.org/



포르투갈의 음악은 파두가 유명하다.
스페인의 플라멩고처럼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음악이다 보니
리스본에는 파두 공연하는 곳이 많다.
나는 Lonely Planet에서 추천되어 있는 Clube de Fado에 갔음.

위치는 Se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쭉 들어가면 나온다.
관광객들이 많이 들리는 유명한 곳인지
Se 앞에는 Clube de Fado의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까지 설치되어 있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음료수 시키고 기다리고 있으면
한시간에 한번씩 30분 정도 공연이 있다.
손님이 들어차 있는 상황에 따라 공연시간은 좀 바뀌는 듯.
그럴 일은 별로 없지만 손님이 별로 없다면 미련 없이 일어서자.
공연 한번 더 볼려고 늦게 까지 앉아 있었는데,
손님들 다 떠나고 나니 손님 없다면서 그냥 가게문을 일찍 닫더라. --;
맥주나 칵테일 가격은 리스본 치고는 좀 비싼 편인데, 10유로 정도로 기억.

여기가 리스본 최고의 파두 공연인지는 잘 모르겠다.
유명한 곳인 거 같긴 한데, Lonely Planet은 아무래도 배낭여행자 중심으로
만들어진 가이드 북이다 보니 가격 대비 좋은 곳이 추천되는 경향이 강하다.
벨라 리스보아에서는 돈이 많으면 Luso라는 곳에서 보길 추천하던데,
굳이 입장료 내고 들어가고 싶지는 않더라고.

파두는 옛날의 영광을 그리워 하는 슬픔과 한이 기본적인 정서라고 한다.
우리나라 정서랑 통하는게 많은지, 예전 민주화 운동이 한참일 때는
유명한 파두 가수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노래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아래는 Clube de Fado에서 핸드폰으로 찍은 동영상.
저녁에 돌아다닐 때는 카메라를 놔두고 가서 사진이 없다. 쩝...










홈페이지

미녀가 불러주는 아름다운 노래가 싫을리는 없는데,
의외로 느낌은 좀 맹숭맹숭하다.
잘 모르는 장르의 음악을 즐긴다는게 쉽지 않을 뿐더러,
애절한 정서라는 것이 나랑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오히려 포르투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Onda Jazz.
Lonely Planet 보고 찾아간 재즈바인데, 한참 헤매보니 Clube de Fado 바로 맞으편에 있다. --;
Onda Jazz는 매일 라이브 공연을 하는 재즈바인데,
한번 들린 이후로 리스본을 떠날 때 까지 사흘을 연속으로 갔다.
포르투도 포기하고, 리스본에 8일이나 머물렀던 가장 큰 이유.

월요일은 휴일, 화수목은 무료 잼 세션, 금토일은 입장료 받는 공연을 했던 걸로 기억된다.
홈페이지

입장료를 받아도 5~10유로 정도로 저렴한데다
칵테일이나 맥주 가격도 많이 비싸지 않고, 모히또랑 샹그리아도 맛있다.
나중에 스페인에서 마셨던 거 보다 훨씬 괜찮았다는.
공연 수준은.. 나의 막눈으로 평가하기는 뭐 하지만,
이렇게 훌륭하신 분들의 공연을 공짜나 다름 없이 봐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황송한 수준이었음.

여기 공연팀 구조도 신기한데, 사흘 다 다른 팀들이 공연을 하긴 했는데
갑자기 손님들 사이에서 어제 공연 했던 사람이 나와서 연주하기도 하고
정말 관광객처럼 배낭 들고 앉아 있던 사람이 올라가서 기가막힌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암튼 11시 부터 시작하는 두시간 동안의 공연을 사흘 다 넋을 놓고 재미나게 봤다.

마지막으로 갔던 금요일 저녁은 운좋게 무대 바로 앞에 자리를 잡을 수 있어
핸드폰으로 몇 장면 찍을 수 있었다.
아직도 가끔 그리운 곳 Onda Jazz..















리스본에는 Lonely Planet에서 추천하고 있는 다른 재즈바도 많다. 클럽도 유명한 곳이 많고..
안개 때문에 제대로 구경 못한 페나성의 정원이나 못 보고 지나친 박물관들도 아쉽지만,  
리스본에 한번 더 간다면 그건 Onda Jazz 때문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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