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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24일 목요일

포르투갈 여행 7 리스본, 굴벵키앙 박물관 (Museu Calouste Gulbenkian, Lisbon)

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어딜 가나 박물관, 미술관이 엄청 많다.
리스본에도 다른 도시들 못지 않게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있는데,
리스본에 8일 동안 있으면서도 크리스마스가 끼어있다 보니
휴관일이 많아 박물관을 많이 들리지 못한게 아쉽다.
그래도 굴벵키앙 박물관은 들릴 수 있어 다행.

전철역에서 내려 예쁜 공원을 지나가면 박물관이 나온다.
공원으로 들어갔을 때 제일 먼저 나오는 멋진 건물은 Modern Art Center인데,
현대미술에 무지한 나는 미련없이 패스.
친구말로는 여기도 무척 좋다고 하더라.



굴벵키앙 박물관은  20세기초 석유재벌이었던 굴벵키앙의
개인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한 박물관이다.
런던의 Courtauld Gallery 정도로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갔었는데,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에 깜짝 놀랐다.
6000여점의 소장품 중 1000점 정도를 상설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알고 보니 굴벵키앙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명이었고,
이 소장품들은 개인 소장품으로는 세계 최고 규모라는.

그림, 조각, 가구, 공예품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데다가
지역도 유럽 뿐만이 아니라 중동과 아시아의 다양한 나라들에 걸쳐 있다.
터키에서 태어나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이라크, 포르투갈 등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한
굴벵키앙의 국제적 감각이 예술작품 수집에도 반영된 듯 하다.

아래는 인상 깊었던 작품들 사진 몇 점.







Portrait of a Young Woman

Domenico Ghirlandaio (1449-1494)
Florence, c. 1485-90
Tempera on wood
44 x 32 cm
Inv. no. 282







이건 분명 루벤스 작품 같은데 웹 카탈로그를 뒤져도 안나오고
누구 그림인지 모르겠다.






Portrait of Helena Fourment

Peter Paul Rubens (1577-1640)
Flanders, c. 1630-1632
Oil on wood
186 x 85 cm
Inv. no. 959





Portrait of Madame Claude Monet

Pierre-Auguste Renoir (1841-1919)
France, c. 1872-74
Oil on canvas
53 x 71.7 cm
Inv. no. 2301






Portrait of Henri Michel-Lévy

Edgar Degas (1834-1917)
France, c. 1878
Oil on canvas
40 x 28 cm
Inv. no. 420






 

Boy blowing bubbles
Édouard Manet (1832-1883)
France, 1867
Signed: Manet
Oil on canvas
100.5 x 81.4 cm
Inv. no. 2361






Les Bretonnes au Pardon
Pascal-Adolphe-Jean Dagnan-Bouveret  (1852-1929)
France, 1887
Oil on canvas
125 x 141 cm
Inv. no. 206



회화 말고도 카페트, 도자기, 가구, 시계, 조각, 서적 등 전시품의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아래는 무척 특이했던 장신구들.
René Lalique 콜렉션 중 일부였던 듯 한데, 확실하지는 않다.



 















루브르나 내셔널 갤러리, 우피치 미술관 같은 세계적인 미술관과 박물관들은
당연히 들러야 할 곳이지만, 개인 소장품에서 출발한 박물관들도
재미나게 볼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우선 관광객이 비교적 적어 훨씬 좋은 환경에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돈 많은 사람들이 모은 작품들이니 그들의 투자감각이 반영되는지
시간이 흘러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유명한 예술가들의 훌륭한 작품들을 만날 기회도 많다.
반나절 정도 둘러 보기에 규모가 적당해 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다.

굴벵키앙 미술관은 마지막 항목에서는 예외다.
반나절을 꼬박 돌아도 다 보지 못하고
박물관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렇게 훌륭한 박물관이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건 아쉬울 따름이다.
유럽의 변방에 붙어 있으니 박물관 마저 홀대를 받는 구나.

박물관의 카페테리아에서의 점심은 포르투갈에서 먹은 최악의 식사 중 하나였다.
왠만하면 이용하지 마시길.

2011년 2월 15일 화요일

포르투갈 여행 3 리스본, 벨렘 (Belém, Lisbon)

리스본에 머물며 가장 자주 갔던 곳은 벨렘이다.
크리스마스에 갔더니 시내의 주요 관광지가 다 문을 닫아서 할 수 없이 가기도 했지만
제레니무스 수도원, 발견기념비, 벨렘 탑, 유명한 에그타르트 과자점이 모여 있고
해양박물관, 마차박물관, 아주다 궁, 벨렘 궁까지 같이 있어
리스본에 들리면 반드시 찾아야 할 관광지이기도 하다.

벨렘의 시가지.
리스본에서 벨렘을 이어주는 트램이 보이고
왼쪽에 작게 보이는 파란색 차양이 유명한 에그타르트 과자점이다. 
나는 에그타르트 보다는 여기 에스프레소 커피가 좋더라.
바로 옆에는 스타벅스가 있는데, 160년 된 과자점에 옆에서도
여전히 성업중인 스타벅스의 저력이 놀랍다.



벨렘은 리스본에서 서쪽으로 6km 정도 떨어져 있어 
대항해시대 시절 포르투갈의 모험가들이 미지의 세계를 향해 출발했던 곳이다.



좀 더 축소된 지도로 보면 동쪽에서 강이 흘러들어와 
서쪽의 대성양으로 흘러 들어가는 곳에 리스본이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좁은 물길을 통해 대서양과 연결되어 리스본에서 파도는 거의 볼 수 없다.
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호까곶의 파도는 후덜덜하지만...



벨렘의 대표적인 건축물은 제로니무스 수도원.
1497년포르투갈의 영웅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항로를 찾기 위해 출발하기 전
항해의 성공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렸던 곳이고,
바스코 다 가마가 무사히 돌아온 후 그 성공을 기념하기 위해
1502년 지금의 성당이 착공되어 50년에 걸쳐 지어졌다고 한다.
인도항로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막대한 부를 아낌없이 사용해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입구에 세겨져 있는 조각들도 아름답다.



수도원 내부와 기둥과 천정도 빈틈이 없이 조각되어 있고



가운데에는 작은 정원과 분수도 갖추어져 있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곳은 산타 마리아 성당이다.
산타 마리아 성당은 바스코 다 가마가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한데,
일정 숫자의 관광객만 입장 시키므로 관광객이 많은 시간에 갈 경우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길.

나는 다행히 한번에 입장 성공.
일요일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카톨릭 국가로 유명한 포르투갈도 이제 이 성당을 신자들로 채우기에는 버겨워 보인다.
시내에 있어 시민들이 늘 출입하는 성당이 아니라 
국가 행사용 성당이라 그런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충분히 아름답고 웅장하지만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영국에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성당과 교회들을 이미 보고 온
여행자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곳이다.
관광지로서 포르투갈의 한계를 있는 그대로 들어낸 달까.

포르투갈이 인도항로의 발견과 남미와의 무역으로 황금시대를 누렸다곤 하지만 
그 이전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유럽의 변방에 위치해 있는 소국인 것은 변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1800년 경 인구 조사로는
프랑스가 29백만, 이탈리아가 17백만, 스페인과 영국이 각각 10백만의 인구였다고 한다.
포르투갈은 인구는 1800년경 3백만명이다.
1527년의 인구는 1.1백만명. 지금도 인구는 10백만명에 불과하다.
유럽의 변방에서 무어인과 스페인과 맞서며 만들어낸 포루투갈의 문화는 
오히려 우리나라의 역사와 닮은 점이 많은 듯 하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의 맞은 편은 발견기념탑.
발견기념탑으로 가는 길의 정원도 깨끗이 정리되어 있다.
 


아.. 그런데 그 사이에 철길이 놓여져 있어 수시로 기차가 지나다닌다.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철길..
건너편으로 갈려면 어두운 지하도를 통해 지나가야 한다.

날씨는 갑자기 흐려진 건 아니고 벨렘에 여러번 가다 보니 흐린 날도 있고 맑은 날도 있더라.

 

발견기념탑은 모험가들의 탐험을 후원해 대항해시대를 열었던 
Henry the Navigator(엔리크 왕자라고 발음해야 하나?)의
서거 600주년을 기념해 1960년 건설된 기념비이다.

힘이 넘치는 조각상들이 다시 한번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포르투갈의 에너지를 보여 주는 듯 하다.
그 뒤의 역사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에그타르트 과자점은 세번이나 갔었는데 사진은 한번도 안 찍게 되더라.
분위기는 완전 정신 없는 시장바닥..관광객들이 엄청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숙소에서 아침에 헤어진 한국분들도 점심이나 오후 때 쯤에는
여기서 자주 만나게 되고 ㅋㅋㅋ
에그타르트랑 에스프레소 커피 말고 다른 건 그저 그랬던 듯...

벨렘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은 아주다 궁 위 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언덕이다.
숙소에서 만나 같이 다녔던 분 덕분에 올라가 보았는데,
언덕길이 아래로 직선으로 뻗어 있다. 저 멀리서는 바다가 보이고...



그래서 전차가 나타나 주면 리스본 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이미지가 완성된다.
아... 그런데 날씨가 흐려서.. 젠장.
이번 여행은 유독 날씨운이 안 따라 줬던 듯.
12월의 유럽이 다 그렇긴 하다해도 
리스본에서 마저 왜 이리 비도 잦고 흐린 날도 많았는지 모르겠다.


2011년 2월 14일 월요일

포르투갈 여행 2 리스본 숙박과 트램 (Lisbon, Portugal)

관광지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깐 숙소와 트램 이야기부터.
리스본에서의 첫 숙소는 리스본 유일의 한인민박 벨라 리스보아다. 

리스본은 특이하게 호스텔들의 평가가 하나 같이 아주 좋은데
네이버 유랑에서 본 벨라 리스보아의 평가도 훌륭했다.

나중에 묵었던 Living Lounge Hostel의 스태프에게 
왜 유독 리스본의 호스텔들이 시설이 좋은지 물어보니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다만 리스본에는 오랫동안 호스텔이 없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여러 개가 생기다 보니 시설들이 다른 유럽 도시의 오래된
호스텔들 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다고 한다.
유럽의 대도시 중에서는 무척 저렴한 편인 리스본의 물가도 큰 역할을 하는 것이 틀림 없다.
리스본에서만 8박을 했는데 벨라 리스보아, Living Lounge Hostel 두 곳 다 무척 만족스러웠다.

다만 호스텔과 민박이다 보니 여러 사람이 공동생활을 해야 하는 제약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워낙 평가가 좋다보니 기대치가 높아져서 실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호스텔로서, 한인민박으로서는 최고 수준의 서비스와 시설일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나중에 파로에서 묶었던 저가 호텔 보다는
두 곳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벨라 리스보아 민박에서 바라본 아침 하늘.
겨울의 유럽에서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일단 플러스 10점이다!


하지만 하필 이 날은 크리스마스 이브...
26일까지는 관광지들이 다 문을 닫을 테니 제대로된 관광을 하기는 어렵다.
관광에 큰 욕심은 없었으니 개의치 않고 천천히 시내로 나가본다.

가파른 경사가 많은 리스본에는 주요 언덕에 
퍼니큘라(Fernicular)라고 하는 작은 트램이 설치 되어 있다. 
이 트램은 정식 트램과는 다르게 언덕 아래와 위 만을 왔다 갔다 한다.
 


위 퍼니큘라의 아래 출발지 모습.
경사가 꽤 가파르다.

퍼니큘라를 보면 정말 작은걸 알 수 있는데 실제 트램도 저 사이즈 트램들이 많다.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길들을 다니기 위해 작은 사이즈로 운행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시내를 다니는 트램들.
구시가지에 들어가 보면 저 사이즈도 골목을 누비고 다니기에는 너무 커 보인다.


하지만 구시가지에 들어가지 않는 큰 트램들도 많다.
리스본에서 벨렘으로 연결되는 트램은 크기가 크니 헷갈리지 않으시길...

길거리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어디서나 흔히 보이는 군밤 장수들.
굽는 방법은 우리나처럼 철망에다 넣어서 불에 굽는 것이 아닌
커다란 철통 같은 곳에 넣어서 구워 내는데 맛은 우리나라 군밤과 정말 비슷하다
길거리에 연기가 자욱하다면 십중팔구는 군밤장수가 근처에 있는 것이다.




포르투갈 여행 1 파로(Faro, Portugal)

2010년 12월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포르투갈을 찾았다.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비행기 표가 남아 있는 곳이
포르투갈 파로 밖에 없었다는 것.

파로에 대한 아무 정보도 없었지만
리스본까지 기차로 5시간 정도면 도착할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런던에서 리스본까지 직항보다
파로까지 비행기표와 기차표 값이 훨씬 쌌기 때문.

파로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 달려 나갔다.
워낙 작은 도시라 공항에서 기차역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5분 정도..
다행히 제 시간에 도착해 리스본행 기차를 바로 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기차표가 매진이라고 한다. 

할 수 없이 세시간 후의 다음 기차를 예매한 후 
이 작은 도시를 둘러 본다.


파로는 포르투갈 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휴양도시다.
포루투갈이 지중해와 맞닿고 있는 Algarve 주의 주도이지만
도시 내에 해변이 없어 휴양지로서의 역할은 크지 않은 듯 하다.
대신 쇼핑시설과 식당들은 꽤 잘 갖추어져 있는 듯.
여름에 왔다면 파티로 도시 전체가 떠들석 했겠지만
한겨울의 파로는 조용하기만 하다.

구시가지의 작은 성을 둘러보고 나면 딱히 볼 것은 없지만
해안을 따라 가로 지르는 철도는 무척 아름답다.


공항이 시내에 가까운 지라 성벽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의 모습도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도시...


기차와 비행기의 모습을 동시에 잡아 볼려고 한시간 정도 기다렸으나
비행기가 올 생각을 안한다. --;
기차도 한시간에 한대 정도 지나갈까 말까..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려 해변의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요기를 한 후
리스본행 기차에 올라 탄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리스본 구경이다.